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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세계연축제, 이대로 좋은가?
2014년 11월 21일 [의성군민신문]

ⓒ 의성군민신문
경북도와 의성군이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매년 봄 개최하는 ‘의성세계연축제’의 방문객이 1만명 수준에 그치는 등 투입된 예산 대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매년 20%를 상회하는 예산이 홍보 및 광고비 등으로 지출돼 행사를 주최하는‘특정 언론사만 살찌우는 축제가 아니냐’ 는 비판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의성군은 지난 4월 12일부터 이틀간 열린‘제4회 의성세계연축제’와 관련, 모 대학교에 이에 대한 평가 용역을 발주했다.
해당 대학은 제4회 의성세계연축제 방문객과 참가선수단, 지역주민, 축제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방법은 축제 시작 하루전부터 축제기간까지 현장에서 다양하게 이뤄졌다.
방문객들중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축제의 일반사항, 축제 참가 동기, 축제 만족도, 축제를 통한지역의 경제적 파급효과, 프로그램 흥미도 등을 집중 조사했다.
조사기간 동안 배포된 설문지 350부 중 불성실한 43부를 제외한 307부를 최종적으로 분석했다.
지난 5월 드디어 평가보고서가의성군에 제출됐다.
평가보고서에는 그동안 큰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의성세계연축제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일단 국내에는 다양한 연 관련 대회들이 많다.
부산국제연날리기 축제를 비롯해 충남 서산 해미읍성 전국연날리기 대회, 강원도 양구의 노인연날리기 대회, 충남 강경포구 전국연날리기 대회, 포항 호미곶 전국연날리기 대회, 전북 부안 줄포 민속연날리기 대회, 경남 진주 전국연날리기 대회가 그것이다. 또 경기 용인의 백상배 전국연날리기 대회, 천안의 사랑가득 연날리기 대축제, 상주의 낙동강 연날리기 대회, 경주의 전국연날리기 대회, 전북 남원의 청소년 연
날리기 대회, 전남 무안의 어린이 연날리기 대회도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한 의성세계연축제는 지난 4월 의성군 안계면 위천생태하천에서 열렸다.
선수는 14개국에서 50명, 국내에서 150명 등 200명이 참가했다.
매년 국도비 등 6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국비가 전
액 삭감됨에 따라 도비 1억 5000만원, 군비 2억원 등 총 3억 5천만원이 투입됐다.
예산지원이 감소됨에 따라 대회일정도 2일로 축소됐다.

<방문객들“메인 프로그램이무엇이예요?”>

먼저, 보고서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동일시간대에 편성됨에 따라 프로그램 운영진, 축제방문객, 연날리기대회 참가자들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 했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의 개최를 알리는 3시간에 걸친 개막식 행사는 본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했다.
일기예보나 풍속 등을 고려하지 않은 대회기간 변경으로 연축제를 기대하고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연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을 관람할 기회조차 제공하지 못한것으로 평가했다. 실례로 축제 첫날 헬륨가스를 주입한 대형 연 몇 개를 제외하고는 연축제라는 내용이 무색할 정도로 연을 볼 수 없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많은 실망과 부정적 이미지가 인식됐다고결론지었다.
이는 곧 세계연축제 개최로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꾀하는 의성군의 노력에 부정적으로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축제 첫째 날은 연날리기에 불충분한 바람의 세기로 대부분의방문객이 실망해 발길을 돌렸다.
둘째 날도 오후 1시 이후에나 연날리기에 적당한 풍속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제4회 의성세계연축제는 이처럼 미약한 풍속으로 연날리기 관련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속개됐을 때도 다른 프로그램과 상충해 운영진과 방문객, 참가자 모두 혼란스러웠다고 진단했다.

ⓒ 의성군민신문
<방문객 5배 부풀려 5만명, 해외참가자는 고작 38명>

조직위원회의 공식집계에 따르면 축제기간 동안 약 5만여 명의 방문객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평가단 분석 결과 방문객의 평균 체재시간은 3시간, 양일간 축제프로그램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됐음을 감안할 때 1인당 최대 4.67회 이상 중복 계상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실제 방문객이 조직위 발표의 20% 수준인 1만706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했다.
각종 축제에서 일반적으로 등장하는‘관람객 뻥튀기’현상이여기서도 어김없이 나타난 것이다.
외국인 참가자도 크게 줄어 ‘세계’라는 명칭을 무색케 했다고 평가했다.
2011년 215명, 2012년 290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98명, 올해는 38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참가국은 터키, 싱가폴,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 필리핀, 뉴질랜드 등 12개국이다.
대부분 동남아 국가에서 출전했다.
지난 3년간 해외참가자 대부분은 항공권과 숙식을 지원했다.

<방문객은 편중…재방문율은 고작 30%>

명실상부한 세계연축제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대표축제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주민과 인근 지역보다는 외지인 방문객의 비중이 현저히 높아야 한다.
의성세계연축제는 2012년도 행사시 대구경북, 의성 및 인근지역 비중이 72%로 조사됐다.
지난해는 2012년도와 유사한 홍보비를 지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근지역 비중이 오히려90.3%로 크게 상승했다.
올해 역시 84.7%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프로그램의 특이성과 독창성, 집단 유희성, 다양성, 편리성 등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의성세계연축제는 이렇다할 독창성도, 특이성도 없다.
이는 한번 축제장을 방문했던 관람객의 재방문 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매년 전체예산의 75%가 홍보, 초청, 행사 및 공연을 위해 지출됐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재방문율은 30%를 밑돌았다.
이같은 현황은 불만족 요인에서도 묻어났다.
응답자들은 빈약한 프로그램에 가장 많은 불편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와 달리 강원도 노인연날리기 대회는 1990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17회 대회를 맞았다.
이 축제는 겨울축제인 동계민속예술축제와 함께 열려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연날리기대회 이외에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적 제116호로 지정된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리는 전국 연날리기 대회는 관광비수기인 동절기에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해미읍성을 이용한 전통문화 및 관광체험을 연날리기 대회에 가미했다.
민속놀이 체험, 전통음식체험, 전통주막, 전통찻집, 수문장 근무시연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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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강원도 연날리기 대
회 및 서산 해미읍성 전국 연날리기 대회와 마찬가지로 해외의 연관련 축제도 지리적, 문화적 특성을 이용한 다채로운 연축제 프로그램을 진행한 곳이 많다고 보고
했다.
반면 의성연축제는 전통이나지역적 특성을 찾아보기 힘든 축제이다.

<축제명칭도 매년 제각각>

보고서는 의성세계연축제가 명칭마저 통일성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11년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 2012년 의성마늘국제연날리기대회, 지난해는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 올해는 의성세계연축제로 매번 명칭이 변경됐다.
한마디로 '엿장수 맘대로'인 축제명칭이다.
의성세계연축제는 2012년과 지난해(예산 6억원) 홍보비로 각각 3억원을 집행했다.
경상북도 지역에서 개최한 유사 규모의 대회와 견주어 보면 턱없이 많은 홍보비가 지출됐음을 알 수 있다.
2012 경주코리아 오픈 국제태권도대회(예산 6억원) 홍보비는 5200만원, 동아일보의 2012경주국제마라톤(예산 7억원) 2600만원, 풍기인삼축제(예산8억원) 1억4500만원, 청도 소싸움축제(예산 9억원)는 83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의성세계연축제의 홍보비 3억원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이제라도 꼼꼼히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사업예산 대비 집행된 홍보비의 미약한 홍보효과 및 성과는 다양한 지표에서 검증된다.
의성산수유축제의 최근 1년간 블로그 포스팅은 692건, 카페 개설수는 92건, 관련 뉴스 보도는 134건에 달했다.
반면 의성세계연축제의 최근 1년간 블로그 포스팅은 32건, 카페 개설수는 5건, 관련 뉴스는48건에 불과했다.
투입된 예산에 비해 축제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불확실한 지원으로 축제 개최 자체에 대한 의구심도 갖게 됐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기존에 특별한 메리트 없이 제공되는 각종 축제의 통·폐합을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보고서를 구태여 인용하지 않더라도 지역의 대표성이 없거나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축제는 도태돼야 한다.
특히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축제는 지금이라도 존립 자체를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지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주민 손모(58·의성읍)씨는 “군 예산을 책임지고 있는 관계부서나 의회에서는 축제와 관련해 낭비되는 예산은 없는지, 특정인을 위한 행사는 없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챙겨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성군민신문 기자  muk45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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