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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대가 만난사람
의성군민신문 기자 / muk4569@naver.com입력 : 2014년 09월 08일(월) 12:04
안계 자오사(自悟寺) 주지 효문스님
 
미래를 짊어질 아동청소년을 위한 인재불사의 꿈!
 
효문 스님을 만나기 위해 전용자전차를 타고 개천지 호숫가에 자리 잡고 있는 자오사(自悟寺)로 향했다. 스스로 깨우침을 얻는 곳의 기운 탓인지 절 앞 길가에 피어있는 으름 꽃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지난 1년의 세월을 무상하게 만들었다. 절에 들어서자 문지기인 중국 원산인 차우차우견이 몇 달 전 한 번 쓰다듬어 준 것을 기억하는지 짖지도 않고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맞이해 주었고 효문 스님은 나를 다(茶)실로 안내하여 특별히 생강나무 차를 내어 놓으셨다. 사전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한 다른 분들과 달리 이번 인터뷰는 아무 말씀도 드리지 않고 무작정 찾아뵙고 용무를 밝히니 내 쫓지도 못하고 받아주셨다.
ⓒ 의성군민신문
 
출가의 동기가 궁금합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한 삶이 아닌 어렵고 힘든 여러 사람을 위한 삶의 방법을 찾다가 승려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서울로 가는 방법을 개인의 능력과 환경에 따라 선택을 다르게 하듯이 저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의 방법으로 승려의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안계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어지게 되었나요?
구미에 있는 금오종합복지관(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부설 지역아동센터 센터장으로 소임을 하고 있다가 혼자 무엇인가 이루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센터장을 그만두고 나왔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할 때는 월급을 받자마자 후원을 하고 월 30만원의 기름 값 만으로 생활 할 수 있었는데 빈손으로 밖으로 나오니 할 수 있는 일이 없더군요. 그래서 안계면 안정마을에 있는 조그마한 암자인 아란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하고많은 지역 중에 안계로 오시게 되었다면 뭔가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생각 해 보니 다 부처님의 뜻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구미 금오종합복지관 지역아동센터에 소임을 보면서 대둔사에 거처하고 있었는데 2010년 9월 어느 날, 신도 한분이 낙단보 공사현장에서 마애부처님이 구멍이 뚫린 채 발견되었다며 허겁지겁 달려왔습니다. 현장으로 가서 마애부처님을 살펴보니 머리 뒤 광배(부처의 머리나 몸체에서 발하는 빛을 조형화 한 것) 부분에 구멍이 수평으로 뚫려 있었습니다. 시공사 측에서는 지반 검사를 위해 뚫은 것이라 설명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암반을 깨기 위해 폭약구멍을 뚫어 놓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지반 검사를 위해 바위를 수평으로 뚫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고 또 구멍의 크기도 폭약이 들어가는 크기와 똑 같았습니다. 부처님의 제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때부터 마애부처님 주변이 성역화 될 때까지 근 1년간 자리를 지켰습니다. 당시 제가 거처하고 있는 대둔사는 조계종 8교구 김천 직지사의 말사였지만 마애부처님이 계시는 장소는 조계종 16교구 의성 고운사 관할 지역이라 ‘의성으로 가라!’는 부처님의 뜻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현장을 지키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한겨울 살을 에는 추위에 고무털신으로 버티는 육체적 고통은 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역사와 조상님들의 혼이 담긴 천년된 마애부처님을 목적이 불분명하고 효과가 증명되지도 않는 4대강 사업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인식하는 시공사 관계자와 행정기관의 종사자들을 만났을 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애부처님 앞에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간혹 돈을 놓고 가는 분들이 계셔서 불전함을 설치 해 놓았더니 ‘집도 절도 없는 중이 돈 벌라고 하는 짓이다.’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불전함에 모인 돈은 나중에 단밀 중학교, 낙동 중학교 각 2명에게 장학금으로 전달을 했는데 돈이 많이 부족하여 대둔사 주지스님이 보태어서 장학금으로 수여하였습니다. 저의 본심을 곡해하고 오해하는 사람들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 의성군민신문
현장을 지키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신가요?
뜻을 함께 해주신 스님과 신도님, 바깥세상으로 소식을 전해 준 신문기자님들 모든 분들이 다 기억에 남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끝이 없지만 특별히 공사현장에 근무했던 정경국씨와 한국일보 김용태 기자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경국씨는 제가 현장에 도착하여 사람이 서 있을 공간도 거의 없는 마애부처님 앞에서 절을 시작하자 위험하다며 굴삭기를 불러 공간을 마련 해 주셨고 비가 오는 날이면 비 가림을 위해 천막을 쳐 주셨는데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한국일보 김용태 기자님께서 여러 어려운 일을 논리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가장 많이 도와 주셨습니다.
 
현재 계시는 자오사는 어떻게 시봉하게 되었습니까?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안정마을에 있는 작은 암자 아란야에 있다가 어느 날 이곳에 계시는 노스님께 “제가 법당 시봉을 하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말씀을 드리니 노스님께서 조금의 망설임 없이 “그럼 그렇게 하세요!”라고 흔쾌히 대답을 해 주셔서 이곳 자오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스님들이 자오사 노스님께 시봉을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대답을 듣지 못하고 돌아갔는데 저에게는 두말없이 대답을 해 주셨습니다. 이것 또한 부처님의 뜻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 자오사를 어떤 도량으로 만들고 싶으신지요?
저는 아동청소년 복지에 대한 서원(誓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교육과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방임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아동청소년 쉼터를 운영하고 싶은데 아직 여력이 부족해서 추진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 없어 현재의 조건에서 결손가정, 다문화 가정 , 차상위 가정 청소년들을 우선순위로 방학 때 마다 템플스테이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어렵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출가를 하였기에 처음에는 노인복지를 시작했습니다. 일제시대, 한국전쟁, 보릿고개를 힘겹게 보내고 산업시대에는 열심히 땀을 흘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신 공덕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어르신 수발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집에서 가출을 하거나 가정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거리를 무작정 떠돌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보고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다음세대를 잘 키우는 것이 기성세대로서의 의무와 책임으로 느껴져 하고 있던 노인복지보다 더 우선순위와 사명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인재불사 차원에서 아동청소년복지에 저의 작은 힘을 보태기로 결심을 하고 구미금오종합복지관 부설 지역아동센터 센터장으로 소임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일하는 동안 열심히 했더니 전국 최우수 지역아동센터로 선정되어 장관표창을 받았고 타 기관에 대한 교육 및 운영점검 등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거점형 지역아동센터를 맡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템플스테이(사찰생활문화체험)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방학 때 마다 초, 중, 고등학생 중 결손가정, 다문화가정, 차상위 가정 자녀들을 우선으로 30명을 무료로 모집하여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예절교육, 검도, 음악밴드, 레프팅, 스키타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차별화 된 템플스테이 운영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현재 한자녀 가정이 많고 공동체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어 개인의 이기주의가 점 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함께 어울려 사는 것에 대한 경험을 위해 참가 대상을 초, 중, 고등학생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의무적으로 ‘모든 체험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규칙에 따르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합니다. 또 일정이 시작되기 전 가방 검사를 해서 담배, 술, 게임기, 휴대폰 등을 압수합니다. 본인의 확인을 거친 후 봉인 해 놓았다가 마지막 날 돌려주는데 담배와 술은 유해성에 대한 강의를 하고나서 ‘아깝지만 자신을 위해 버리는 것이 좋겠다.’고 유도를 하면 제 카리스마에 눌린 탓도 있겠지만 한명도 빠짐없이 버리는 것에 동참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절집에서 너무 딱딱한 프로그램만 운영하면 참가자들이 싫어하기에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레프팅이나 스키타기 체험 등을 병행하는 것이 노하우라기보다는 나름의 운영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 의성군민신문

장소, 예산, 인력 등 운영이 만만치 않은데 어떻게 조달하시는지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건물이 한 동 더 있어야 남학생 여학생 숙소를 구분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현재는 건물이 한 동 뿐이라 제가 불침번을 서면서 중간에 자야 되니 서로에게 불편함이 많습니다. 임시방편으로 커텐식 칸막이라도 설치했으면 좋겠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것마저도 설치를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30명을 대상으로 3박 4일간의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갑니다. 뜻있는 신도 분들의 후원으로 겨우 충당하고 있지만 경비가 부족하다 보니 아직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은 못 됩니다. 여러 가지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저의 오기만으로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OECD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이 1위이고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심각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문제 원인을 무엇으로 보시는지요?
물질만능 중심으로 살고 있는 기성세대의 잘못과 책임이 큰 것 같습니다.
 
청소년 문제를 해결 할 방법 하나를 추천 해 주신다면?
‘믿음’과 ‘인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수정된 순간부터 독립된 부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식을 뱃속에서 열 달을 키웠고 품안에서 십년을 키웠지만 내 것이 아니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믿어주는 것이 하나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자녀들이 자신의 분신이고 소유물로 생각하는 전통적인 관습과 문화 속에서 자녀들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놓고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 해 준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들께서 자녀들을 12살에는 챙겨주는 것을 끊어서 생물학적 독립을 시켜야 하고, 20살에는 경제적 지원을 끊어서 경제적 독립을 시키는 것이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재미있는 제 경험을 하나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 절 신도이신 어느 노 보살님께서 어느 날 저에게 43살 된 아들 놈 장가 좀 보내 달라고 부탁을 해 오시기에 오늘 집에 가서 아들을 당장 쫓아내라고 했더니 노 보살님께서는 그래도 자식인데 어떻게 매정하게 그럴 수 있느냐며 망설여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해야 장가를 갑니다. 엄마가 밥해주고 빨래해주니 뭐가 아쉬워서 장가를 가겠습니까!”라고 했더니 제가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약조를 하고 가셨습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결국 자식을 내 보냈더니 얼마 안 있다가 아가씨가 생겼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렇게 부모님들이 자식을 오래 붙잡고 있어 자식이 독립을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자오사 ☎ 861-2428, 4543)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하찮은 미물인 벌레보다 못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새끼를 제대로 독립시키지 못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신이 살 집을 직접 짓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늘 효문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도와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매정한 것이 매정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상들은 도움을 받지 못하고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될 대상들이 도움을 받고 있는 세상의 불균형이 돌아오는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 의성군민신문
 
인터뷰(2014년 4월 15일) 체험놀이창작연구소장 송종대
 
의성군민신문 기자  muk45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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