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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룩 국수집의‘매운 호박국수’는 칼국수도 아니고 잔치국수도 아니다. 그렇다고 비빔국수도 아니다. 각종 야채와 호박을 양념으로 살짝 볶아 낸 것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다. 이 고명을 듬뿍 얹어 비벼먹는 방식으로 보면 짜장면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시원한 육수를 자작하게 넣어주기 때문에 전에 없는 독특한 외형의 비쥬얼을 보인다. 후루룩 국수집의 주인장 박해경(52)씨는 이 호박국수가 울산에 계시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집안음식이라고 말했다.
첫맛은 강렬한 경상도 사내의 그런 맛이다. 한 입을 먹고나면‘어 좋다’라는 말이 절로 속으로 나온다. 그리고는 한 그릇을 다 비울때까지 그냥 먹는 것만 몰두하고 있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안계 전통시장에 위치한 5평 남짓한 1인 가게지만 맛집을 발견하는 전국 블로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개업 일년 밖에 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주인장 박해경씨는 지역에서 돼지국밥으로 상당한 인기가 있었던 베테랑 요리사였다. 최근 전교 어린이 부회장이 된 늦둥이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단촐한 1인식당으로 전업하고 후루룩국수집을 오픈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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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호박국수를 만드는 것을 옆에서 보면 별로 어렵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직접 만들어 보면 그 독특한 맛이 잘나오지 않는다. 지난 달에도 국수집 개업을 위해 박해경씨에게 기술을 배우러 왔던 김 모씨도 한 달여 호박만 축내다 포기하고 돌아가고 말았다. 달인 요리사의 맛은 단순히 보여지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그러나 한편 아쉬운 점도 있다. 여 주인장 혼자 운영하다 보니 식재료 구입이나 아직 어린 자식의 교육문제로 잠깐식 자리를 비울 때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먼거리에서 식당을 찾아가기 전에 전화문의는 필수다.
지역에 맛집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의성에서‘후루룩 국수’라는 새로운 맛집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관광따로 식사따로 의성을 스쳐가는 현실에 비해 좀처럼 대중적인 맛집이 나오지 않는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본지에서 작년 탑리의 논산칼국수 식당을 취재한 이 후로 가격, 맛, 가능성을 고려해 맛집으로 취재를 한 것은 처음이며 독자 제보와 시식 검증을 거쳐 맛집으로 추천한 만큼 후루룩 국수집의 괄목상대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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