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한 군민이 A조합장의 황용리 묘목장을 가르키고 있다 | ⓒ 의성군민신문 | |
(孔子)의 제자 자하(子夏)는 “소인은 과실을 저지르면 어름어름 숨겨 넘기려고 한다(小人之過也, 必文)”며 이를 경계했다.
춘추전국 시대에 이를 언급한 것을 보면 당시에도 이 같은 현상이 흔했던 듯 싶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의성군 산림조합의 대처 방법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본지 지적(2월11일자 1면/제목-‘도대체 누구를 위한 조합인가?’)에 대해 의성군 산림조합이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오는 3월 11일 조합장 선거를 준비중인 전 A조합장의 본지 지적에 대한 해명(?)도 깔끔한 모습을 기대했던 조합원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A조합장은 문제의 본질은 빼놓은 채 주변인들에게 “이번 의성군민신문 보도로 인해 오는 3월 조합장 선거에서 표가 300표 정도만 줄어들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는 듯 재출마를 위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강산이 두 번 이상 변할 만큼 오래 근무했던 조합의 최고책임자인 공인으로서 재출마를 계획하고 있다면 조합원들로부터 받고 있는 의혹부터 명쾌하게 해명하는 것이 순서이다.
본지 취재 결과 24년간 의성군 산림조합장을 역임한 A조합장은 점곡면 황용리, 비안면 쌍계리 등 의성지역 곳곳에 수 만평 규모의 묘목장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안평면 석탑리에도 묘목장 개설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의성군 산림조합에서 직영하는 묘목장은 고작 금성면 탑리의 7천 여평 한 곳이 전부이다.
취재 도중 만났던 조합원들마다 “A조합장이 왜 산림조합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묘목장 사업을 조합보다 훨씬 큰 규모로 하고 있는 지 의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림조합법 41조(임직원의 겸직 금지) 및 상법397조(겸업 금지)를 보면 조합의 이사 이상은 이사회의 승인이 없으면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의 영업 부류에 속한 사업을 못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조합에서는 금융 업무를 비롯해 임도 및 사방댐 시공, 묘목 생산과 판매사업 등 수익 사업을 하기 때문에 조합의 이사 또는 조합장이 되려는 사람은 묘목 사업을 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켜야 된다.
의성 산림조합 B상무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묘목장을 운영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조합이 극심한 부실에 시달리는데도 공적(公的)인 일을 맡고 있는 조합장이 사적(私的)인 이익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냐”는 조합원들의 의구심을 해소시켜 주기에는 설득력이 크게 부족해 보인다.
특히 24년간 의성 산림조합을 이끌어 온 A조합장이 이 같은 사적인 이익 추구 의혹은 물론 조합의 부실경영 책임 논란에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A조합장은 산림조합중앙회 감사에서 잘못이 드러나자 사전에 사직했다.
의성군 산림조합은 지난해 중앙회 감사에서 부실 운영을 비롯해 탈퇴 조합원에 부당 지급 및 유사 이자 지급에 의한 조합의 손실 초래, 조합 회계 질서 문란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책임을 물어 문책하려 하자 A조합장이 사전에 사표를 낸 것이다. 이로 인해 같은 해 6월부터 C이사가 직무대행 체제로 조합을 이끌고 있다.
현재 의성군 산림조합의 경영 상태는 경북도내 23개 조합 중 꼴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내 23개 조합 중 유일한 부실 조합이다. 2008년 정부로부터 공적자금 5억 5천만 원, 2014년에는 일천만 원 이상이 투입됐다.
운영상태도 심각한 적자를 보이고 있다. 2014년 1억 4천만 원, 2015년에는 1억 5천만 원이 결손 처리됐다. 조합원 출자금도 2013년말 기준 많이 잠식된 상태다.
그런데도 의성군 산림조합장은 9천만 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아 왔다. 총회, 대의원총회, 이사회 등의 의장이며, 직원을 임명하는 등의 막강한 권한과 책임도 있다.
조합의 조합장 또는 이사가 되려는 인사에 대해 자격조건부터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이다.
이제라도 의성군 산림조합이 조합장을 위한 조합인지 아니면 조합원을 위한 조합인지, 조합장은 진정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했는지 진지하게 따져 보고 이에 대답할 때이다.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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