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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온 편지 1
KOPIA 우간다 센터 소장 지형진 박사
의성군민신문 기자 / muk4569@naver.com입력 : 2015년 04월 22일(수) 17:17
 
↑↑ KOPIA 우간다 센터 소장 지형진 박사
ⓒ 의성군민신문
친구야! 정말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구나. 광음여류(光陰如流)라고 하더니 세월이 참으로 빨리 흘렀다. 우리가 탑리에서 금성초등학교를 마치고 헤어진지가 벌써 45년이나 되는구나. 나는 지금 그 긴 세월 만큼을 걸어야 닿을 수 있는 아프리카 우간다까지 와서 친구를 떠올리면서 편지를 쓰고 있으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노래 제목이 떠오른다. 그간 잘 지내시는가?
↑↑ KOPIA 직원과 가난한 시골 농가의 한집에 사는 어린이들
ⓒ 의성군민신문
 
얼마 전 사곡으로 ‘산수유 축제’를 다년 온 형으로부터 만발한 고향의 봄꽃 소식을 들었다만, 이곳 우간다는 아프리카 동부내륙의 적도에 위치한 나라로 연중 밤낮의 길이나 기온의 변화가 거의 없어 계절을 모르고 지낸다. 하지만 자연은 어떻게 시절을 알아내는지 때를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니 참 신기할 따름이다.
 
행여 친구는 아프리카라고 하면 대지를 태울 듯한 뜨거운 태양 볕과 물도 없는 열사의 척박한 땅을 떠올릴지 모르겠다만, 이곳 우간다는 연중 기온이 18-28C로 천혜의 기후조건과 자연환경을 가진 살기 좋은 곳이란다.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기아와 모진 질병으로 죽어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곳은 오히려 너무나 좋은 환경이 사람들의 도전정신이나 창의적인 생각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막았다고 한다면 지나친 역설일까?
 
우간다는 한반도 보다 조금 크지만 강과 호수와 늪지가 전 국토의 18%를 차지할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강우량도 월 평균 100mm 이상인 곳이 대부분이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빅토리아 호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캄팔라(Kampala, 우간다 수도)의 남쪽에 붙어 있다. 이 호수에서 시작하여 이집트를 지나 지중해까지 흘러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강은 여기서 약 80km 떨어진 진자(Jinja)에서 시작된단다.
 아프리카인들은 옛날부터 나일강이 시작되는 곳을 아프리카의 중심이라고 믿어 왔다고 하니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바로 인류가 생겨난 아프리카의 중심인지도 모르겠다. 나일강의 발원지인 진자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작은 도시로 레프팅, 승마 사파리, 번지점프 등을 즐기려는 젊은 여행객들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지. 얼마 전 UN에서 발표한 연령구분에 65세까지가 청년이라고 하니 우리도 이 젊음의 행진에 끼어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얘기를 시작한 김에 우간다를 좀 더 소개할게. 이 나라 인구는 약 3천5백 만 명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편인데, 15세 이하 어린이가 전체의 약 반을 차지하여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라고 한다. 한 여성이 평균 6.5명 정도의 자녀를 낳는데 첫 아이를 낳는 연령은 평균 17.8세이고 인구증가율은 3.2%가 넘는다. 열두 살부터 결혼을 하는데 아빔(Abim)이라는 지역에는 17세 이하 어린 여자아이들의 결혼 비율이 22%가 넘기도 한다. 일부일처제로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아직도 시골에는 소나 염소 몇 마리로 여자를 살 수 있어 4-5명의 부인을 거느리는 사람들도 많단다. 우리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한 현지직원은 형제자매가 30명이 넘는다고 자랑이란다.
↑↑ 일하러 올때 데리고 온 흙장난하고 노는 KOPIA 포장인부의 아이들
ⓒ 의성군민신문
 
내가 이곳으로 오기 전에 신문에서 본 기사가 생각나는데 (Daily Mail News. 2013. 5. 17.), 그건 우간다가 세계에서 인종다양성이 가장 높은 나라이고 대한민국은 가장 낮은 나라라는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 내용이다. 이 나라에는 원래 40여개가 넘는 인종들이 각각의 부족을 이루고 살았는데, 1962년 영국으로부터 하나의 국가로 독립되었지. 그러다 보니 독립 후에도 부족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종교와 정치 세력 간의 끝없는 내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어. 우리가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세계적으로 가장 악명이 높았던 이디 아민 대통령(1971-1979)이라고 기억나지? 그는 많은 정치적 반대 세력들을 처형하고 국가 경제의 기반을 갖고 있던 모든 인도인들을 국외로 추방하면서 극심한 경제적 파탄을 초래했지. 그뿐만 아니라 당시 외무장관이던 공주를 삭발하고 발가벗긴 채 사진을 찍어 외부 언론에 보내는 등 수없는 엽기적인 악행으로 나라꼴을 엉망으로 만들었어.
 
하지만 지금은 1986년부터 집권한 현 무세베니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안정을 이루고 친서방 실리외교를 펼치면서 받은 많은 원조를 바탕으로 경제발전의 기틀을 만들어 가고 있다네. 우리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1963년에는 우간다의 1인당 GDP가 우리 보다 높았고 새마을운동이 시작될 무렵인 1970년에는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만불을 바라보고 있지만 우간다는 아직 600불에 미치지 못해. 우간다 정부는 국가발전계획인 ‘비젼 2040’에서 향후 30년 안에 국민소득을 9,500불로 올려 중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대. 이 국가 발전 정책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대한민국을 발전 모델로 삼고 있다고 해.
↑↑ 수도 캄팔라 도심에 있느 큰 재리시장으로 대부분 물건은 구호품으로 보낸 중고 생활용품
ⓒ 의성군민신문
 
우리나라와 우간다는 50년이 넘는 수교 역사를 가졌지만 2010년 이전까지는 두 나라간의 협력이나 교류가 별로 없었고 오히려 북한과 우방으로 가깝게 지내왔지. 하지만 최근에 우간다가 우리나라의 유무상 통합 공적개발원조 중점 협력국이 되면서, 2010년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무소가 설치되고, 2011년에 폐쇄되었던 한국대사관이 재개설되었을 뿐만 아니라, 2014년에는 농촌진흥청의 한국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가 설립되면서 두 나라 간의 경제개발협력과 기술 및 인적교류가 활발해 지고 있다네. 나는 우간다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 소장으로 2013년 12월부터 이곳에 근무하고 있지. 나의 임무는 우리나라의 농업발전 경험과 기술을 이 나라에 전수하고 협력을 통하여 두 나라 간의 호혜적 관계 발전과 공동 번영에 기여하는 것이야. 아마도 금년 연말까지 두 나라 간의 농업기술 협력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얘기를 하다 보니 너무 길어진 것 같네. 오늘은 이만 줄이고 앞으로 이곳의 농업, 사회, 생활, 문화 등 재미있는 얘깃거리를 종종 들기로 약속함세. 늘 건안 하시게나.
의성군민신문 기자  muk45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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