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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 우간다에서 온 편지 - 2
의성군민신문 기자 / muk4569@naver.com입력 : 2015년 05월 15일(금) 14:30
↑↑ KOPIA 우간다 센터 소장 지형진 박사
ⓒ 의성군민신문
친구야!
어느새 푸름이 충만한 5월이 왔네. 5월의 꽃은 ‘사랑과 희망과 행복을 당신께 드립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네잎 클로버란다. 멀리서 마음으로나마 희망과 사랑과 축복과 행운을 친구에게 가득 전하고 싶구나. 이제 고향에는 농사 일로 일 년 중 가장 바쁠 때 일 것도 같다만, 이곳은 연중 기온 변화가 없으니 날이 따뜻해져야 땅을 갈고 씨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비가 오는 시기에 맞춰서 농사를 짓는단다.
우간다는 아무 때나 씨를 뿌리고 모종을 옮겨 심어도 좋을 만큼 자연환경이 좋지만, 물을 데어 농사를 짓는 땅이 1%도 안 되니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단다. 다행히도 여긴 3월부터 6월 사이와 9월부터 11월 사이가 우기(雨期)라서 일 년에 두 번씩 농사를 짓는다. 망고나 오렌지나 등 과일은 일 년에 두 번 꽃을 피워 열매를 맺고, 옥수수나 콩 등 대부분의 작물들도 우기에 맞춰 두 번씩 재배하고 있지. 기온과 햇볕이 좋아서 배추나 무 등 모든 한국 채소는 아주 잘 자라. 재배 기간이 두 달 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니 웬만한 채소는 한해에 네다섯 번은 지을 수 있고 열무 같은 것은 열 번도 넘게 재배할 수 있어. 고추나 토마토는 한번 심어서 일 년 내내 수확하고.
↑↑ 우리나라의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경치 좋은 시골마을 풍경
ⓒ 의성군민신문
그런데도 하루 생활비가 1달러(1,000원 남짓)도 안 돼 굶주리는 빈곤층이 20%가 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지. 우간다는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 작은 나라야. 하지만 농경지는 우리나라의 6배나 되고 토양은 비옥하고 강, 호수, 습지가 전국토의 18%나 되어 물이 풍부해. 연 강수량도 1,300-1,800mm나 되고. 평균기온이 18-28°C 정도여서 모든 작물이 다 잘 자랄 뿐 만 아니라 농사지을 노동력도 넘쳐 나고 있어. 그래서 우간다를 동아프리카의 식량창고라고 하는가봐. 미국의 국제개발기구(USAID)는 우간다는 동아프리카 전체 인구인 2억 명 이상에게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해. 그런데 왜 단위면적당 농산물 생산량이 우리나라의 20-30% 수준밖에 안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내가 있는 코피아(KOPIA) 우간다 센터는 이 나라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의 선진 농업기술을 지원하고 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네.
↑↑ KOPIA 우간다 센터에서 재배하는 한국 배추와 양배추
ⓒ 의성군민신문
사실 이 곳은 생산성을 높이는 것만으로 농업 문제가 해결될 것이 아니고, 수확 후의 저장이나 가공 유통 금융 등 어느 인프라 하나 제대로 갖춰진 것이 없어. 하지만 무엇보다 품종을 개량하고 병해충과 토양 관리기술을 개발을 해서 농민들에게 전달하는 지도와 교육체계를 갖추는 게 급선무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60년대 농업연구 및 지도체계 확립, 70년대 생산선 향상을 위한 녹색혁명, 80년대 연중생산을 위한 백색혁명, 90년대 품질향상과 친환경, 2000년대의 식품안전성과 부가가치 향상 등 압축적이고 단계적인 농업발전 과정을 우간다의 농업 개발 정책에 적용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하기야 이들이 몰라서 못하는 것은 없어. 알고는 있지만 말로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지. 오죽하면 서양 사람들이 이런 아프리카 사람들을 토나(TONA, Talking Only No Action)라고 비꼬아 부르겠나.
↑↑ 망중한을 즐기는 가난한 시골농가의 한 가족
ⓒ 의성군민신문
친구도 동의하겠지만 농업은 국가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산업이야. 대부분의 개도국이 비슷한 상항이겠지만 특히 우간다는 국민의 70%가 농업에 종사하고 80% 이상이 농촌에 거주할 뿐만 아니라 국가 GDP의 1/4과 국가 수출의 1/2을 차지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지. 이 나라의 모든 국가 발전정책이나 전략보고서에도 농업이 빈곤감소와 국가발전 및 경제성장의 핵심 산업이라고 말하고는 있어. 유명한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쿠즈네츠(Kuznets, 1901-1985)가 ‘개도국은 공업화를 통해 중진국까지 성장할 수 있어도 농업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듯이 이 나라의 발전은 농업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야. 더욱이 우간다는 동아프리카의 내륙국으로 동으로는 케냐, 서로는 DR콩고, 북으로는 남수단, 남으로는 탄자니아와 르완다와 접경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식량이 부족한 국가이기 때문에 농산물 수출을 기반으로 다른 산업의 발전을 견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하지만 지난 50년이 넘는 동안의 천문학적인 아프리카 원조는 자기 앞 마당에 패인 구멍도 다른 사람들이 와서 메워 줄 때 까지 그냥 두는 습성을 길렀는지도 모르겠어. 이러한 사람들의 정신을 개조하고 잘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조(自助), 자립(自立), 협동(協同)의 새마을운동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아. 다행히 우간다에는 현재 30여개 마을에서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중앙회, 경상북도,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여러 기관에서 이들을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지. 유엔(UN)의 새천년개발목표를 작성한 미국의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1954-) 교수는 새천년에는 ‘대한민국이 지구촌의 빈곤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는데, 세계 최빈국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우리는 지구촌 공동체의 번영을 위한 책임과 의무를 더욱 잘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 천진난만한 시골 어린이들
ⓒ 의성군민신문
농업은 다른 산업분야와 같이 경제적인 논리나 수치로만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닐 거야. 농업 농촌의 다기능을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이 지금도 전 세계 인구 8명 중 1명은 영양실조와 기아로 고통을 받고 있고 7초당 한명이 굶어서 죽는다고 하니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얼마나 큰 사명인지 새삼 깨닫게 돼. 기후변화로 인해 농산물 생산성이 불확실해 지는 가운데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6억 명으로 늘어난다고 하니 그때쯤이면 아마 돈이 있어도 마음대로 먹을거리를 가질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어. 그런 이유에서 인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현물 투자자인 짐 로저스(Jim Rogers, 1942-)는 ‘농업은 지난 30년간 기피해 온 직업에서 앞으로 30년은 선망의 직업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젊은이들에게 농부가 되라고 권고하고 있는 것 같아.
친구야! 오늘은 어쩌다 농업 얘기만 하게 되었네. 모든 사람들은 농업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힘든 농사일은 하지 않으려고 하는 현실에서 고향을 지키고 생명산업을 이어가는 친구와 모든 친지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을을 전한다. 다시 연락 함세. 늘 건안 하시게나.
의성군민신문 기자  muk45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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