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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대가 만난사람 - 안계 최신이용소 이명호(77) 이용사
의성군민신문 기자 / muk4569@naver.com입력 : 2014년 03월 04일(화) 14:15
 
ⓒ 의성군민신문

 깍아주는 사람들이 볶아주는 사람들에게 밀린 시대!
시대의 흐름에 크게 개의치 않으며 60년 동안 종사해 온 이용업을 아직도 묵묵히 이어가고 계시는 이명호(77)이용사님을 만나기 위해 안계지구대 맞은편에 있는 「최신이용소」를 찾았다.
 
장날이 아닌 평일오후라 손님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는 달리 찾아간 시간에 손님이 세분이나 계셨다.「최신이용소」의 사장이신 이명호 이용사님께는 지난번 허락을 받았지만 손님들께는 실례를 하면 안 될 것 같아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양해를 구하니 어르신 한분이 자신의 모습이 추하게 나온다며 처음에는 거절을 하셨지만 인물이 아니라 이발관 풍경을 중심으로 찍는다고 말씀을 드리니 허락을 해 주셔서 본격적으로 사진 촬영에 들어갔다.
 
일 때문에 바쁜 이명호 이용사님의 인터뷰를 뒤로 미루고 처음에 사진 찍기를 주저하신 어르신 옆 자리로 다가갔다.
“이발관은 한 달에 몇 번 정도 오세요?”
“한 달에 한번 정도 오지!”
“이곳은 언제부터 오셨어요?”
“얼마 됐는지는 모르지만 단북면으로 이사 오고부터 출입했는데 사장님의 이발 실력이 최고라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이곳에만 와!”
사진 찍기를 거부한 처음과 달리 말문이 트이자 특무대 출신으로 지금까지 살아 온 인생 이야기를 술 술 풀어 내셨다. 3년 전 부인께서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살아생전 가정을 돌보지 않고 잘못한 것이 너무 많아 한 달에 두 번씩 납골당에 들러 잘못을 빈다는 이야기가 가슴으로 전해져 왔다.
 
컷트로 시작해서 면도, 삼푸, 드라이로 이어지는 4단계까지 평균 30분~4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옆에서는 22살에 시집을 와 51년을 함께 하신 부인께서 수건정리 등의 잡일을 도와주고 계셨고 44살의 둘째 아들은 아버지와 번갈아 가며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나를 포함한 다섯 명 손님의 이용을 마치고 오후 5시가 되어 이명호 이용사님과 마주 앉아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했다.
ⓒ 의성군민신문

어떤 계기로 이용사가 되셨나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업료를 한 번도 못내고 중학교를 2년 다녔는데 수업료 내라고 맨날 불려가니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중퇴를 하게 되었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마냥 놀 수가 없어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자전거방’, ‘철공소’, ‘이발소’ 세 곳을 차례대로 방문을 했어요. 그때 우리 같은 사람이 취직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이 세 곳 뿐 이었거든. 가장 먼저 자전거방에 찾아 갔지, 그때 초겨울 바람이 부는데 한데서(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만 먼지를 다 뒤집어쓰는 것을 보고 내가 일할 곳이 아니다 판단하고 다음으로 철공소를 찾아 갔어요. 철공소에 가서 최고기술자가 누구인지 물어보니 저 사람이 최고기술자라 손으로 알려주는데 옷에 기름때가 엉망이라 최고기술자가 되어도 옷이 저렇구나 생각하니 여기도 아니라 판단하고 마지막으로 이발소를 찾아 갔어요. 그때가 초겨울이라 날씨가 제법 찼는데 이발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안이 따뜻하고 일하는 직원들 가운이 하얀 것이 의사처럼 보이데요. 이발소에 일하면 겨울에도 안 춥고 옷도 깨끗하게 입을 수 있구나 해서 이거다 하고 다음날부터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일 배울 때 힘들지 않았나요?

그때는 월급은 상상도 할 수 없고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서 일을 배웠는데 장날에만 주인집에서 점심을 먹여 주더라고요. 안계 문화이발소에서 열 달을 배웠는데 가위는 손도 대지 못하고 면도까지만 배우다가 이왕이면 도시로 나가서 제대로 배우자라는 생각이 들어 대구로 나갔습니다. 대구에서는 숙식제공에 월급을 조금 받았습니다. 그때 기술자가 아닌 사람을 한빠질(잡일) 한다고 했는데 나이와 상관없이 경력에 따라 위계와 규율이 엄격했어요. 일이 서툴면 고참들이 불고데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머리감기를 담당하고 다음에는 면도담당으로 진급을 하게 되는데 가위는 함부로 잡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기술자들은 정시에 퇴근을 하거든요. 나는 이발소에서 숙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자들이 퇴근을 하고나서 손님이 들어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그때는 내가 가위를 잡을 수가 있었거든요. 좀 부실해도 사장님이 마지막에 손님 머리를 정리 해 주셨기 때문에 그때 연습을 많이 하면서 이발 기술이 많이 늘었지요.
ⓒ 의성군민신문

이용업 60년 동안의 과정을 간단히 말씀 해 주세요?

대구로 나가 만 3년 만에 이용사자격증을 따고 2년을 일했는데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일도 특별히 어렵지 않는데 월급쟁이 오래할 필요가 있느냐 내가 직접 해보자 해서 일수 돈을 빌려서 대구 범어동에 첫 이발소를 열었습니다. 그때가 23살 때입니다. 26살에 결혼을 해서 안계로 들어 왔습니다. 안계에 들어와서 일하면서 이제는 남의 집이 아닌 내 집에서 이발소를 운영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겨 5년간 열심히 일해 31살에 내 집을 마련하여 이발소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집이 좀 변두리라 길 가까운 쪽으로 옮기려고 1년 만에 집을 내어 놓았는데 2배를 받고 팔면서 일어서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몇 년간 세를 내서 이발소를 운영하다가 39살에 현재 자리의 집을 사서 올 수리를 하고 살았습니다. 비록 내 집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어릴 때 꿈이 3층집에 사는 것이 꿈이었거든요 그래서 57살에 살고 있는 집을 허물고 3층 건물을 세워서 현재까지 20년 이러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장 힘든 기억이나 좋았던 기억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지금까지 특별히 힘든 기억은 없습니다. 내가 목표한데로 다 이루면 살았거든요. 좋았던 기억은 아이들이 중학교 때까지 재미있었고 또 군대 보내고 나니 집사람과 다시 신혼 같아서 좋았습니다. (옆에 계시는 아주머니께서 남들에게 돈 빌려주고 못 받은 것이 많다고 불평하셨다.)

이용소가 점점 사라져가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1인 1일 기준으로 보면 이용소는 4~5만원, 미장원은 20~30만원 정도로 수입 차이가 크게 나요. 수익이 적으니 젊은 사람들이 배우려고 하지를 않아요. 숙련기간이 5년은 되어야 하는데 돈 안 되는 일에 누가 5년을 투자하겠어요. 우리 스스로도 원인이 있기도 합니다. 대부분 못 배운 사람들이라 힘을 모아서 요금을 현실화 하지 못하고 거꾸로 우리끼리 요금경쟁을 해서 제 살 깍아 먹기를 해요. 자기 밥그릇을 못 챙기니 답답합니다. 아이들도 요새는 엄마 따라 어릴 때부터 미장원에 가다보니 이용소는 나이든 사람들만 오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체험놀이창작연구소장 송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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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송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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