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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온 편지-3(음식편)
의성군민신문 기자 / muk4569@naver.com입력 : 2015년 06월 04일(목) 18:00
↑↑ KOPIA 우간다 센터 소장 지형진 박사
ⓒ 의성군민신문
친구야! 이곳에는 우기(雨期)가 끝나가는 시기인데도 왠일인지 오늘은 새벽부터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고향에도 곧 장마가 시작되겠지? 장마철에 큰물이 지면 철길 아래 시뻘건 쌍계천 물속으로 가축들이며 농작물들이 떠내려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전 어린 시절이 생각나곤 한다. 지금은 그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일 것 같은 고향이 그립구나. 우간다에는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우기와 건기가 뚜렷이 구별되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우기에도 적도의 태양 볕이 일주일 넘게 내려 쬐기도 하고 건기에도 속절없는 비가 오기도 한다. 모두들 기후변화 탓이란다. 사실 기후변화는 산업화로 인한 지나친 화석연료 사용이 제일 큰 원인인데, 전기나 석유 사용량이 우리나라의 1/100도 되지 않는 이곳 사람들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같이 겪고 있으니 우리는 하나의 지구촌에서 같이 살아가는 공동운명체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구나. 
↑↑ 취사 연료로 쓰이는 숯, 길거리 곳곳에서 판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은 석유나 전기를 쓸 일이 별로 없다네. 이 나라에는 전기를 쓰는 사람이 11%에 불과하고 정화된 물(pipe water)을 먹는 사람도 15% 밖에 되질 않아. 사실 부엌이라는 것도 따로 없지(사진). 흙으로 만든 원형 집 밖에서 숯이나 나무로 불을 때어 조리를 하는데 음식이라야 몇 종류 되지도 않고 조리도 매우 간단해. 우리처럼 갖은양념을 한 다양한 반찬이나 국 찌개 같은 건 없고 바나나, 옥수수, 카사바, 감자 등을 찌거나 삶아서 주식으로 먹는데 그 위에 고기나 콩 혹은 땅콩 등을 반찬으로 얹어서 식사를 해. 음식문화는 그 나라의 자연과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기에 우리에겐 매우 낯선 문화와 전통을 가진 이 사람들의 음식을 이해하는 건 쉽지가 않아. 우리 입맛에 맞지도 않고. 
↑↑ 우간다 농촌지역 대부분의 시골집 부엌
ⓒ 의성군민신문
우간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 하는 음식은 바나나로 만든 마토케(Matoke)라는 것인데 단맛이 없는 물고구마를 으깨 놓은 것과 비슷해(사진). 마토케는 덜 익은 것처럼 보이는 푸른 바나나(plain banana)의 껍질을 벗겨내고 찌거나 삶아 으깬 것인데 아프리카에서도 이것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는 우간다 뿐 이래. 친구 생각에 이곳에는 바나나가 지천에 널렸을 테니 밥걱정은 없겠다 싶을지 모르겠다만, 이들에겐 마토케도 비싸서 끼니마다 먹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하루에 한 두 끼를 먹는 사람이 많고 세끼를 먹어도 아침은 밀가루 전병 같은 짜파티(Chapati)와 차로 때우는 게 보통이지. 점심은 1-2시경에 먹고 저녁은 밤늦은 9-10시경에 잔뜩 먹고 바로 잠을 자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어. 그래서인지 돈 있는 사람들은 뚱뚱하고 부인네들의 뒤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게 발달해 있지.
이 곳 음식은 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아 자연식에 가깝지만 영양을 고루 갖춘 건강 식단은 아닌 것 같이 보여. 탄수화물(전분) 섭취는 지나치게 높은 반면 단백질과 지방 섭취량은 낮고 채소를 거의 먹지 않기 때문에 비타민과 미네랄 결핍으로 인한 각종 질병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어. 부자들의 밥상은 영양불균형이 문제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영양결핍이 문제인 셈이지. 우간다인들의 채소 소비량은 연간 30kg 정도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1/3도 되질 않고 우리나라의 1/6 수준도 되지 않아. 참비름 나물 같은 토종채소가 몇 가지 있긴 하지만 아프리카인들은 전통적으로 목축을 주로 하는 유목민으로 채소는 소나 양 같은 가축이 뜯어 먹는 풀로 인식하는 것이 그 원인이기도 해. 많은 국제원조기구들은 이들의 영양 결핍과 불균형 해소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KOPIA 우간다 센터에서도 우리나라의 우수한 채소종자와 재배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협력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네. 
↑↑ 바나나로 만든 마토케(Matoke)
ⓒ 의성군민신문
이 나라 음식의 또 다른 특징은 발효(醱酵)음식이 없다는 거야. 발효음식을 전혀 먹지 않고도 아무 문제가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소화기능이 늘 궁금해. 세계적인 건강관련 연구보고서인 ‘헬스(Health)‘가 선정한 5대 건강식품은 김치를 포함한 4가지가 발효식품이듯이 발효는 식품의 영양과 기능성을 높여 건강에 이롭게 작용한다는 것이 상식이잖아. 그런데 이곳 음식은 원재료를 끓이거나 삶아서 바로 먹기 때문에 발효음식에 적응된 우리가 먹으면 속이 편치 않거나 배탈 나기가 일수야, 우리 한식(韓食)은 발효와 채소로 상징되는 것이니 우간다 음식과는 너무도 많이 다른 것 같아. 사실 우리는 주식인 밥이 발효음식이 아니니까 김치나 된장 혹은 간장 같은 발효음식들이 부식으로 자연스럽게 발달되었는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발효식품인 빵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고기와 같이 먹어도 문제가 없고 거기다가 발효주인 와인을 곁들이면서 음식궁합을 제대로 맞추는 것 같아. 
↑↑ 주식인 포쇼와 반찬격인 강낭콩과 토종채소
ⓒ 의성군민신문
음식 얘기가 나왔으나까 말인데, 내가 먹는 음식이 3대를 간다는 말이 있잖아.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하단다. 제철에 나는 건강한 음식을 골고루 즐겁게 먹고 우리 건강하게 오래 살자. 어릴 적 고향에서 즐겨먹던 민물매운탕, 붕어찜, 간고등어, 상어 돔백이, 안동식혜, 의성 토종배추, 의성마늘, 배추전, 물김치....
비가 오는 굳은 날엔 고향음식이 더욱 생각난다네. 늘 건안 하시게나.
의성군민신문 기자  muk45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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